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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 흐르는 책

촛불 / 톨스토이 단편 / 읽고 내 마음대로 생각하기

by 꿈의 숲 2009. 5. 22.

 

무화과 나무 

 

 

 

 

 

뽕나무  

 

  

 

 

 

부들 

 

 

 

 

 

촛불 / 톨스토이 단편  / 읽고 내 마음대로 생각하기

 

 

 

아직 농노(農奴)가 해방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그 당시 지주 중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어떤 지주(地主)는 하나님을 공경하므로 농노를 인간 대접을 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어떤 지주는 농노들을 노예처럼 대하는 자도 있었다.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어떤 이는 갑작스럽게 부자가 되다보니 높은 지위를 겸한 지주들 틈에 어울리게 되고 바른 부자 연습이 안 된 졸부들도 상당수 있었다. 지금도 세상에는 이런 자들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게도 하지만 진정한 부자는 존경에 대상이 되기도 한다. 바로 이런 자들이 개천에 이무기 튀어나오듯이 갑작스럽게 권력과 결탁하고 발언권도 좀가지다 보니 죽어나는 것은 힘없는 농노들이다. 부도 대물림이 되긴 하지만 가난은 대물림이 한결 쉬운 것이다.

 

요즈음 세상 같으면 죽기 아니면 살기로 열심히 일을 하던가. 코우~피 터져가며 공부하여 성공하는 예도 많이 있기는 하지만 소설속의 배경이 되던 시대에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더욱 문제가 되었던 것은 지주들이 그들 소유지에 있던 농노 출신을 마름(소작권을 관리하는 사람)으로 세워 놓았는데, 이들이 지주들을 등에 업고 권력을 잡자 농민들을 학대하기 시작했다. 인간의 욕심이란 한도 끝도 없다. 내일 땅속에 들어가더라도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할지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스피노자- 의 말을 거꾸로 해석한 나머지 “오늘 배불리 먹고 내일을 위해 일단 집안에 창고 채우자”식의 인생관이 뇌속에 새겨진 사람들이 문제인 것이다.

 

예로 농노들에게 처음 약속한 것은 무시해버리고 기일 이상으로 일을 시키고, 기와공장을 세워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강제 노역을 시키는가 하면 몰래 기와를 빼돌려 팔아먹기도 했다. 눈치 있는 농노들은 모스크바에 있는 지주를 찾아 하소연해도 사실은 알지만 쫓겨나기 일쑤고 마름의 권력을 빼앗지는 않았다. 문제는 마름이 농민들이 지주에게 일러바친 것을 알고는 가만두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모르긴 몰라도 눈에 쌍심지를 켠 후^^ ……. 농노들의 삶은 더욱더 고달픈 것이다.

 

도로가 넓고 정체되지 않으면 새치기는 거의 없다. 하지만 도로가 좁고 정체되기 시작하면 새치기가 서서히 생기는 것과 같이 삶이 힘들다보니 농민들끼리도 단합이 되지 않고 마름에게 밀고하는 자들도 있었다. 이러다보니 마름이 마차를 타고 지나가면 농민들은 피하거나 앞뒤에 숨어버리는 것이다. 마름은 자신이 마치 나라에 벼슬께나 되는 관리로 착각을 하는 것이다. “겁먹고 슬슬 피하는 것을 보면 농노들이 나를 무서워한다니까”하며 더욱더 목이 곧고 교만하여 농민들을 때리고 괴롭혔다. 간혹, 혈기 좀 있는 사람들은 분을 참다못해 마름을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제 견디다 못한 농노들이 결국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는 모험을 하게된다. 단합이 되는 것이다. “이제 이곳 숲속 길로 마름 녀석이 곧 지나갈 텐데 자네들은 이쪽 길목에서 우리는 저쪽 나무 뒤에서 한 번에 없에버리자”

 

중세의 역사가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지주가 농노들을 괴롭히면 그들이 단합하여 지주들의 땅 빼앗고 집에 불 지르고 농노대표들 모여 새로운 제도 만들고, 교회가 부를 축적하면 권력과 결탁하여 복음의 색이 변질, 부패되고 견디다 못한 믿음의 용장들이 목숨 걸고 개혁하고 이러한 과정은 역사의 수레바퀴처럼 빙글빙글 지금도 돌아가고 있다.

 

소설에 나오는 마름(미하일 세묘니치)의 짓을 살며 볼 것 같으면, 그의 아내는 마음씨 착한사람이다. “여보 그리스도의 대축제일이니 제발 죄짓지 말고 농민들 쉬게 해 주세요” 마름(미하일 세묘니치)은 그의 아내의 말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그냥 넘겨버린다. “한동안 따끔한 맛을 보여 주지 않았더니 당신, 아주 건방져졌군. 별 참견을 다하고 나서다니.” 이렇듯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간청을 무시한다. 그의 음식을 보면 어묵, 고기만두, 돼지고기 스폿, 통돼지구이, 우유에 볶은 국수, 버찌로 빚은 술 마시고, 달콤한 케익을 디저트로 배불리 먹은 다음엔 하녀로 하여금 한 곡조 뽑게 하고 거나한 기분으로 트림 한번하고 눈을 게슴츠레해서 기타를 가져다 퉁기고…….

 

중간 생략.

 

아내는 남편 마름(미하일 세묘니치)에게 타일러 지금이라도 들에 나가 농노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길 설득한다. 마을 입구에 이르러 어떤 여인이 문을 열어주었고 그의 모습을 보자 사람들을 피하기 시작한다. 어떤 이는 사람 뒤로, 집모퉁이로, 채마밭으로 도망치느라 난리이다. 마름(미하일 세묘니치)은 마을 빠져 나가는 문에 이르러 “문 열어라, 문 열어라” 소리치지만 대답하는 이 아무도 없다. 할 수 없이 손수 말에서 내려 문을 열고 다시 말을 타려고 등자에 한쪽 발을 걸면서 말안장에 앉으려는 순간 말이 돼지에 놀라 옆 울타리에 부딪치고 만다. 몸이 상당히 무거운 그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울타리 아래 뾰족한 부분에 떨어져 배가 찢어지면서 땅바닥에 뒹굴러 떨어지고 만다. 농노들이 밭일 마치고 지나는 길에 말이 콧김을 씩씩대며 서있는 것을 보고 가까이 가보니 마름(미하일 세묘니치)벌렁 나가자빠져 있고 양팔은 대자로 뻣어있으며, 창자는 터져 나와 피고인 것이 마치 물웅덩이처럼 되어있었다. 잠시 후 지주 나타나고 농노들에게 “앞으로 부역은 시키지 않고 소작료만 바쳐라” 명하고 돌아간다.

 

뭉치면 막강한 힘을 생산해 내는 농노들은 다음과 같이 깨닫는다. “하나님께서는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선하게 살다보면 하나님께서 원수를 반드시 갚아주신다“라고…….

 

여러분이 할 수만 있으면 모든 사람들과 평화롭게 지내십시오. 사랑하는 형제들이여, 여러분이 스스로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십시오. 기록되기를 “원수를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아 주겠다.”고 주께서 말씀하십니다. (롬 12;18~19)

 

 2009년 5월 17일 흰다리 마을. 두례교회 생태학습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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