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중앙서울마라톤 수서동 주변풍경 11월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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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의 제임스 쾀바이(28)가 '2위 징크스'를 떨쳐내고 우승했다.
쾀바이는 6일 잠실~성남 순환코스에서 열린 2011 중앙서울마라톤대회 엘리트 부문(42.195㎞ 풀코스)에서 2시간8분50초로 1위에 올랐다. 쾀바이는 가을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 초반 2위 그룹으로 달리다 30㎞ 지점부터 선두로 치고 나왔다. 32~34㎞ 지점에서 키엥과 예맨 트세게이(26·에티오피아)를 따돌렸다. 이후 독주를 펼친 쾀보이는 2위 키엥(2시간9분21초)에 30여초 앞서 여유있게 1위로 골인했다.
쾀바이는 그동안 '2위 징크스'에 시달렸다. 2007년 보스톤마라톤 준우승, 2008년 베를린마라톤 준우승, 2009년 로테르담마라톤에서도 준우승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중앙마라톤 우승으로 그간 아쉬움을 달랬다. 쾀바이는 우승 상금 5만 달러를 받았다.
역대 남자 마라톤 세계 6위 기록(2시간4분27초)을 보유한 쾀바이는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기록순으로 주어지는 배번에서 쾀바이는 1번, 지난 대회 우승자 데이비드 키엥(28·케냐)은 2번이었다. 쾀바이는 친한 사이인 키엥에게 레이스 전 "배번대로 순위가 될 것"이라며 농담을 건넸다.
쾀바이는 레이스 초반 풀코스에 처음 나선 하피드 차니(모로코)가 치고 나가자 당황하는 기색이었다. 차니는 25㎞ 지점까지 쾀바이를 비롯한 2위 그룹보다 30여초 빨랐다. 쾀바이는 "키엥과 '따라갈까, 참을까'를 상의했다. 30㎞까지는 따라가지 않고 평소 페이스대로 달리자고 했는데 전략대로 맞았다"고 설명했다.
차니는 30㎞ 지점에서 체력이 떨어지며 2위그룹에 추월당했다. 34㎞를 지나며 쾀바이는 키엥과 트세게이를 20여m 따돌리고 앞으로 나왔다. 이후는 쾀바이의 독주. 승부처였던 30~35㎞ 구간을 14분대의 놀라운 스피드로 뛴 것이 승인이었다.
괌바이는 "비가 오면 아무래도 뛰는데 위축된다. 10㎞ 구간과 25㎞ 구간에서 비가 많이 와서 힘들었다. 그러나 케냐에서도 비가 오면 비를 맞고 연습했고 2007년 보스턴마라톤에서 비를 맞으며 2등도 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그는 "쉽지 않은 레이스를 우승해 기쁘다. 지금 너무 행복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중앙마라톤을 뛰기 위해 한국을 처음 방문한 쾀바이는 "처음 왔는데 '제2의 고향'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한국의 계절이 아름다웠다. 중앙마라톤 코스도 너무 좋았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2시간6분대도 가능했는데 아쉽다"며 "2006년 브레시아와 베이징에서 두 차례 우승한 적이 있다. 오랜만에 우승해서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
우승자 자료출처: http://isplus.joinsmsn.com/article/299/6599299.html?ctg=